최근 발표된 ‘2024년 청년의 삶 실태 조사’ 결과에 따르면, 청년층의 삶에 대한 여러 지표가 이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. 특히 고립·은둔 청년의 비율이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. 지난해 기준 거의 집에만 머무는 고립·은둔 청년의 비율은 5.2%로 집계되었으며, 이는 2022년 2.4%에서 급격히 상승한 수치다.
이들이 은둔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‘취업의 어려움’(32.8%)이 꼽혔다. 그 외에도 ‘인간관계 어려움’(11.1%), ‘학업 중단’(9.7%)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.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청년층의 사회적 단절이 심화되고 있으며, 이는 정신건강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. 실제로 청년층의 우울 증상 유병률은 2022년 6.1%에서 2023년 8.8%로 증가했으며, 같은 기간 자살 생각 경험 비율도 2.4%에서 2.9%로 상승했다.
뿐만 아니라, 청년들의 결혼 및 출산에 대한 의향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. 미혼 청년 중 향후 결혼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22년 75.0%에서 2023년 63.1%로 하락했다. 또한, 자녀를 출산할 의향이 있는 청년의 비율도 63.3%에서 59.3%로 줄어 저출산 문제와 맞물린 사회적 변화를 보여줬다.
이번 조사는 국무조정실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국가승인통계로,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19~34세 청년이 있는 약 1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.
경제적 상황: 청년들의 소득과 부채
조사에 따르면 청년이 세대주인 가구 비율은 51.3%였으며, 이들의 월평균 생활비는 213만 원으로 나타났다. 생활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식료품비(80만 원, 37.6%)였고, 그 외에 교통비(22만 원), 오락·문화비(18만 원) 등이 뒤를 이었다.
청년 개인의 평균 연소득은 2625만 원이었으며, 평균 부채는 1637만 원, 평균 재산은 5012만 원으로 조사됐다. 취업자의 경우 전체 청년 중 67.7%를 차지했으며, 이들의 세전 월평균 소득은 266만 원이었다. 취업자 중 정규직(계약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임금 근로자) 비율은 76.2%였고, 이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35개월(약 3년)로 집계됐다.
이직이나 구직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은 임금(57.9%)으로 나타났으며, 그 외에 고용 안정성(9.9%), 근로시간(7.6%), 장기적인 진로 설계(5.4%) 등의 요소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.
건강과 정신적 부담: 번아웃 경험 증가
조사 결과 자신이 건강하다고 응답한 청년은 61.1%였으며,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한다고 답한 청년은 33.4%였다. 그러나 최근 1년간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해 전문가 상담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한 청년이 6.3%로 나타났으며,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부담(38.6%)이었다.
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해서도 청년들의 어려움이 드러났다. 스마트폰 사용 시간 조절에 어려움을 느낀 청년은 19.9였으며, 최근 1년간 ‘번아웃(탈진)’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년은 32.2%에 달했다. 번아웃의 주요 원인은 진로 불안(39.1%), 업무 과중(18.4%), 일에 대한 회의감(15.6%), 일과 삶의 불균형(11.6%)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.
청년이 원하는 삶: 일자리, 인간관계, 소득
이번 조사에서는 청년들이 원하는 삶의 요소도 분석했다. 응답자들은 일자리(95.9%)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으며, 인간관계(94.7%), 소득 및 자산(93.0%), 연애(78.3%), 결혼(74.4%), 사회 기여(71.8%), 출산·양육(69.0%) 등의 순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.
이처럼 청년층은 일자리 문제와 경제적 불안, 정신건강 악화, 인간관계 단절 등의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, 이는 고립·은둔 현상의 증가 및 삶의 전반적인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.
이번 조사 결과는 청년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시사하며, 특히 취업 기회 확대, 정신건강 지원 강화, 생활비 부담 완화 등 다각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상황이다.